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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피카츄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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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스마일 2021. 2. 2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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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카츄였다.

나의 MBTI 유형은 INFP이다.

흔히 인프피라고 불리우는 이 유형에게 자주붇는 타이틀은 '게으른 완벽주의자',' 지독한 이상주의자' 이며 주위에서 풍부한 상상력으로 미래를 꿈만꾸는 나에게 'Here & Now'를 기억하며 살라고 자주 말한다.

 

학창시절에는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어느정도 집중하여 앉아있는 것이 가능했지만(집중하는 흉내였을수도) 성인이되어 대학을 졸업할 즈음의 내 집중력은 굉장히 짧아져있었다. 스마트폰이 성장곡선을 그려가며 나날이 발전 할수록 나의 집중력은 반비례 그래프를 열심히 그려갔다. 이때까지 짧아진 집중력에 대해 '나는 벼락치기를 참 잘하니까'라고 열심히 합리화 했었고 (실제로 어느정도 사실인 부분도 있었다) 계속된 합리화는 나를 시험기간마다 열심히 벼락치기로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피카츄로 만들어갔다. 그리고 현재 그 피카츄는 무럭무럭 커서 회사에서도 역시나 데드라인을 앞두고 열심히 벼락을 뿌려대고 있다.


벼락치기가 꼭 잘못된 것일까?

 

책의 초반부를 읽으며 집중력이 좋지 않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았다. 집중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일수도 있고 집중하기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일 수도 있다. 공통된 기준은 '시간'이었다.

 

전반적으로 집중력과 집중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보니 나의 집중력과 관련된 성찰을 계속해서 하게되었다. 물론 집중력이 길면 좋은 것은 알고있기에 집중력을 키우고싶다는 생각은 계속해서 해왔지만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내가 좋지 않은 습관이라고 여겨왔던 벼락치기가 꼭 나쁜 것일까?

초집중을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은 오히려 이것이 나의 강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대신 벼락치는 횟수를 많이 늘리면 좋다는 것과 왜 그 벼락를 쳐야하는지 동기와 방향성을 알고는 쳐야한다는 것.

 

기존에 내가 했던 벼락치기는 말 그대로 한순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내공을 쌓아가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순간의 상황을 잠시 해결하기에는 좋은 수단이었을지 모르겠지만 내공이 쌓이지 않다보니 체계화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요하는 업무에서는 갈수록 집중력을 지속하는 것에 한계가 느껴졌다. 단기성 벼락치기로 얻어낸 결과에 대한 성취감 역시 그리 크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동기부여, 외부의 신호차단, 시간확보와 인간관계 등 전반적으로 컨트롤 할 줄 알아야 진정한 초집중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초집중 상태가 지속될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행동에 다가가는 행동 _ 본짓(traction)'에 가까워 질 수 있다.

 

내가 초집중을 하기 위해서 첫번째로 단련해야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제멋대로 들어오는 요란한 내부 생각 차단하기였다.


 

 

#1. 딴짓은 내면에서 시작한다

 

딴짓을 왜 그렇게 많이 할까? 나는 이것이 단순히 집중력이 좋지 않아서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딴짓을 유발하는 행동은 무엇이며 이 행동의 더 깊은 곳 까지 들어가 내면에서 내가 느끼는 고통은 무엇인지 파악해야 그것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데이터마케팅을 하며 열심히 방문자를 추적하는 것은 일반적이라 생각했으나 나의 딴짓을 유발하는 행동의 원인을 추적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적용해본 딴짓 추적표

처참했다. 집중력이 약하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이렇게 하나하나 분석해보니 예상보다 더욱 짧은 집중력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일 없이는 살 수 없는 워커홀릭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일을 하기 싫어한다는 사실이었다ㅋㅋㅋ INFP 의 '게으른 완벽주의'와 '이상주의'의 성격이 여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하고싶은 것 많고 욕심 많고 꿈 많아서 미래에는 내가 잘 살기는 바라면서 현실에서 내가 해야하는 작은 일들은 열심히 해내고 있지 않았던 것이 드러났고, 이 실체의 근본 원인은 두려움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 이 일을 실패하면 어떡하지? 미래에 대한 걱정, 주변 상황에 대한 생각, 나의 욕심에 대한 여러가지 내면의 생각들이 너무 시끄럽고 요란해서 나의 초집중을 방해하고 있었고 이것은 내가 실질적으로 '해야할' 본짓과 멀어지는 딴짓을 열심히 유발시키고 있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벌어지는 간격속에서 또 나는 걱정하고를 반복하며 집중력을 갉아먹고 있던 것이다.

 

고통의 실체를 알았으니 내면의 시끄러움은 잠시 꺼두고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생각해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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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함정을 피하는 10분 원칙

 

추적을 해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한가지 더 드러났는데 바로 딴생각을 할때 군것질이 같이 땡긴다는 것이었다. 딴짓을 하기 전 달달한 간식이 땡기는 것이 나의 습관적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충동이 들 때의 간질간질한 느낌, '나중에 병'이 드러나는 느낌을 잘 다스리기 쉽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매주 세우는 다이어트계획의 실패와도 연관이 되었고,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은 곧 건강하지 못한 몸과 체력으로 번져 건강하지 못한 생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끊이없이 연결되고 있었다. 이때 좋은 방법이 '함정을 피하는 10분 원칙'이었는데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전, 10분을 기다리고 행동하면 의외로 충동을 가라앉히고 잘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를 소비와 연결하여 '함정을 피하는 1달의 원칙'을 스스로 세워보았다.

최근 A사의 랩탑이 너무 사고 싶어서 큰 금액을 지출하고픈 충동을 자주 느꼈었다. 어쩌면 1달보다 더 오랜시간을 고민해왔다. 초집중 책을 읽기 전 7월 월급을 타면 바로 지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는데 이것이 과연 합리적인 소비인지 1달의 조정기간을 두어 충동과 감정을 가라앉혀보면 어떨까 생각하여 응용해보았다. (아마 이 글을 쓰고 내일 바로 소비를 할 수도 있다. 적어도 시도는 해보았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 Flex를 외쳐대는 세상 속에서 합리적인 소비와 판단을 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이것 또한 충동을 다스리는 방법과 내면에서 어떤 결핍이 있기에 소비로 이루어지는지를 추적해보면 좀더 현명한 대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딴짓 추적표에 이은 딴소비 추적표도 만들어야하나.

 

 

#3. 물리적인 시간은 노력해서 확보해야한다

 

내면을 잘 다스려 집중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왜 집중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 이 행동을 하는지에서 출발을 해야한다. 목적이 뚜렷하지 않으면 집중력이 길어질 수가 없다. 딴짓 추적표로 내부계기를 의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치관이 반영되어있는 시간표를 구성하여 본짓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 진정한 초집중의 의미를 실현할 수 있다.

 

인간관계가 중요한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은지, 유지해야하는지를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중심원은 '나'이기 때문에 나를 위한 시간을 '먼저'확보한 후 회사, 친구, 가족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적절히 시간을 분배해야한다.

 

그렇다고 나만을 위한 시간만 확보하는 것이 건강한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적절한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는 절대 잘 살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나머지 시간을 이용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그 사람들을 위한 일정을 잡고 정성들여 만나야 한다. 단지, 이것이 나보다 지나친 우선순위가 되고있지는 않은지는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헤치는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

나를 본짓에서 멀어지게하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큰 에너지를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4. 알람을 끄자.

 

나의 내면도 요란한데 굳이 외부의 요란함을 더할 필요가 없다. 이는 소음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부분도 크다. 필요 없는 바탕화면의 폴더와 문서들을 정리하고, 앱을 지우자. 내가 진짜로 사용하고 지금 해야할 것만 눈에 보이게 줄이는 연습은 초집중의 마무리이다.

 

Turn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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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풍요는 다른 것의 빈곤을 의미한다.

즉, 주의력 결핍이다

- 허버트 A.사이먼

초집중 中

누구나 손 쉽게 정보를 얻는 시대이지만 동시에 누구나 손 쉽게 정보에 주의력을 뺏기는 시대이다. 주의력을 뺏기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정보의 바다에서 이리저리 휩쓸려다니며 힘을 뺄 때도 많다.

 

딴짓의 근본 원인을 없애지 않으면 다시 반복한다. 딴짓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다스리는 나의 대응방식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까, 무엇을 추가해야할까만 고민해왔다. 그러나 나를 갉아먹고 딴짓으로 이끄는 나쁜 습관을 먼저 끊어야 본짓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그것이 쌓여 곧 내가 원하는 삶이 될 것이다. 기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충동으로 시작되는 딴짓을 너무 옭아매며 다스리지는 말되, 이것이 과연 '필요'한 행동인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냉철함은 길러야한다.

 

벼락치기는 계속되어야한다.

그러나 그 벼락이 어디를 향해 치고있는지, 온 힘과 시간을 다해 정성스럽게 치고 있는지, 잠깐의 번쩍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벼락보다 오랜시간 빛을 비출 수 있는 햇빛이나 달로 변할 수 있는 존재인지 계속해서 고민해보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다.

 

현명한 피카츄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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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체인지그라운드 싱큐ON 6기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초집중저자니르 이얄출판안드로메디안발매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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