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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왔으나 아직 오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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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스마일 2021. 2. 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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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AFTER CORONA)

 

AC, After Corona라는 새로운 기준점이 생겼다.

BC와 AC의 기준이 이렇게 다르게도 명명될 수 있구나, 그것도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시대에 역사의 한 획을 그릴 만한 큰 사건을 직접 겪을 줄 꿈에도 몰랐다. 불과 작년 이맘때쯤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아웃도어 활동을 하며 무더운 여름에서 선선해지는 가을 공기를 즐기고 있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찬찬히 보면 괜히 가슴이 먹먹해졌다. 마스크가 일상이 아니었던 그 시절. 너무나 당연하게 약속 장소를 정하고 삶을 즐겼던 그 시간들이 이제는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니 소중한 시간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있을 때 잘해’ 라는 말이 이런 말이었나보다. 이제는 자연이 인간에게 ‘있을 때 잘 해’라고 경고하는 것을 넘어 ‘나 더 이상 못견디겠어’, ‘그만하라고!’ 울부짖다가 반격하는 시작점에 불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라고 가슴 아픈 선언을 내리는 전문가들의 말을 들으며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 AC의 출발점에 선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학창시절 4월 과학의 달에 포스터로만 그려서 제출했던 환경문제에 대한 숙제를 이제는 실제로 모두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되었다.

 

우리가 많이 어질렀던 자연의 질서를 다시 되돌려 놓기 위해서 국경선을 지우고 ‘인류’라는 이름으로 하나가되어 지구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해볼 시점이다.

 


 

#1. 척하지 말자.

 

별일 아닌척, 괜찮은척 등 진실을 가리는 척을 하지 말아야한다. 진실은 늦게라도 다 드러나게 되어있다. 인간은 계속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우리는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실수 앞에서 속수무책인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객관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알지만 모른척 넘어가려했던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부족했던 태도는 무엇이었는지, 진실을 밝힐 용기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잠시 내려놓았던 것은 아닌지 등 아프지만 철저하게 부족함을 분석하여 보완할 부분을 찾아 채워넣고, 잘한 부분은 더 잘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가행사, 기업운영의 문제 등 당장 닥칠 여러 손해들 앞에서 진실을 은폐하기 전에 더 큰 손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초기에 피해를 다스릴 수 있도록 잘 하는 척에서 벗어나 잘 해내야한다.

 

#2. 빅데이터 분석에서 끝나면 안된다.

 

기술이 발달한 만큼 우리는 정보를 파악하기 더 쉬워졌고, 데이터분석을 통해 느낌적인 예측이 아니라 논리적인 예측을 통해 예방하기 더 유리해진 상황이다. 객관적인 수치로 판단이 가능한 만큼 때로는 외면하고 싶을 정도의 위험한 미래에 대해 두려운 결과를 마주할 수 있으나 모르고 상황을 직면하는 것 보단, 위험할수록 미리 더 철저하고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잘 이용해야할 것이다.

 

요즘을 언택트 시대라고 한다. 접촉하다라는 'Contact'에 'Un'을 합성한 단어로써 무인, 자동화를 뜻하지만 더 넓은 의미로 코로나시대로 인해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서비스가 아닌 비대면 서비스, 즉 온라인 네트워크를 이용한 생활방식이 증가한 시대를 나타내는 것이다. 장소의 개념이 줄어들고 온라인이라는 거대한 플랫폼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온라인은 국경이 없다. 그 말은,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합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뜻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우리는 더 새롭고 기존에 없었던 질병과 대면하게 될 것이다. 한 나라만의 문제, 한 지역만의 문제로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아닌 전 세계가 하나되어 전문적인 감염관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자료를 공유하며 함께 해결해가야 한다.

 

회사에서 사수가 없거나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답답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반대로 일 잘하는 사수와 체계가 잘 잡혀져 있는 매뉴얼의 존재는 막막했던 업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존재만으로도 든든하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전에 발생했던 유행병들에 대한 내용을 역사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고, 인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든든한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설마 다음번엔 더 크게 나타나겠어? 이러다가 없어지겠지, 내가 일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겠지. 방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전염병을 직접 삶의 현장에서 느끼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코로나 19에 대해 역사책으로 마주할 때 우리는 어떤 매뉴얼을 남겨줘야 든든할지 생각해보고 실행해야할 의무가 있다.

#3.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새로 발생하는 전염병이 단지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로 인한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기존의 접근방식에서 다른 인사이트를 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코로나19와 같이, 어쩌면 더 심한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지금도 지구상에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특성상 숙주가 필요하고 그런 숙주의 역할을 대부분 야생동물이 하고 있기 때문에 숲속 같은 자연에 이미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우리는 자연을 점점 더 파괴하고 있고, 영역을 더 확장 시켜가는 동시에 우리가 자처해서 바이러스가 분포되어있는 곳으로 경계선을 허물며 점점 가까워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바이러스는 가만히 있던 자리에서 존재하고 있는데 인간이 알아서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또한 상호연관성이 활발해진 시점에 가만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던 바이러스가 활발하게 먼 곳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우리 인간은 바이러스를 더 널리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중간 다리역할을 굉장히 성실하게 해내고 있다.

 

2020년의 상반기를 돌아보면 정말 자연 앞에서 인간은 아무것도 아님을 느낄만한 사건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영화에서만 보던 지구의 종말이 이러다 진짜 오는건가? 하는 두려움이 들 정도로 우리가 전에 보지 못했던 지구의 성난 모습을 이제야 마주한 것 같다. 코로나 19 전염병의 시작과 함께 산불과 폭우, 태풍과 같은 기상이변, 생태계 조직의 변화 등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의 소식을 뉴스로 접하며 최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자연을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자연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아닌,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생각을 해야한다. 지금까지 대유행병 앞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해왔다면 새로운 뜻의 AC 기준점 이후로는 역사책에 실수가 반복되었다는 내용은 더 이상 기록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미 왔으나, 아직 오지 않은'

 

 

‘이미 왔으나 아직 오지 않은’

즐겨듣던 CCM ( 「그가 다스리는 그의 나라에서」 마커스)의 가사 중 한 소절이다. 이 가사를 들을 때마다 온전하게 의미를 알기 어려웠었다. 그러나 이 책을 덮고 머릿속에 스치는 한 구절이 바로 저 문장이었다.

 

'이미 왔으나 아직 오지않은,'

바이러스는 ‘이미’ 지구상에 존재한다.

그렇지만 ‘아직’ 우리가 만나지 않았을 뿐이다.

 

'후회와 예방'

이미 일어나고 되돌릴 수 없음을 후회한다.

앞으로 일어날 것 같아서 ‘미리’ 준비한다.

 

상황은 우리가 후회하나 예방하나 같은 시점에 똑같이 일어나게 되어있다.

우리는 후회를 선택할 것인가, 예방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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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체인지그라운드 싱큐ON 6기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대유행병의 시대 - 스페인독감부터 코로나19까지, 전 세계 전염병의 역사저자마크 호닉스바움출판커넥팅발매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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